축음기
이동이 가능한 축음기 | |
이름 | 휴대용 축음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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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축음기 |
연대 | 1925년 ~ 1948년 |
음성 파일 |
축음기가 처음 발명되었을 당시에는 축음기라는 물건은 오로지 가정에만 두고 사용하는 기계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그러나 이 같은 생각은 1914년에 발발한 제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크게 변하기 시작했지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의 여러 전투지에서는 전시 위문 공작의 일환으로 각국 정부에서도 전선에서 손쉽게 휴대하며 이동할 수 있는 축음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또한 상당수의 병사들 사이에서도 전장에서의 고통과 괴로움을 견뎌낼 수 있는 음악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이런 가운데 1915년, 영국의 발명가이자 악기상이었던 바넷 새뮤얼(Barnett Samuel)이 만든 데카 둘세폰(Decca Dulcephone) 휴대용 축음기는 대다수 대중들이 가지고 있던 축음기에 대한 인식을 통째로 바꾸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어요.
데카 둘세폰 축음기는 작은 여행가방 정도의 크기에, 휴대용 손잡이와 가죽 혹은 천이 둘러진 나무 몸체로 되어 있어 얼핏 보기에는 진짜 여행가방처럼 보였어요. 그러나 뚜껑을 열면 그 안에 10인치 음반을 걸 수 있는 턴테이블과 함께, 바깥에 나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축음기의 태엽을 감을 수 있는 접이식 손잡이를 수납하는 공간이 있었어요. 뚜껑에는 둥근 사발 모양의 금속으로 된 반사기(Reflector)가 달려 있었는데, 레코드를 틀면, 톤암에서 나오는 소리가 이 반사기에 그대로 반사되어, 앞쪽으로 증폭되어 크게 울려 퍼졌답니다.
이 축음기는 이후 ‘참호(Trench)’ 축음기라고 불리며 당시 1차 대전을 치르던 영국군들 사이에 널리 보급되었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1920년대 중반까지 막대한 수가 만들어져 값싸게 보급되었어요.
한편 1920년대 초 이후로는 주로 여러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초소형 휴대용 축음기들을 만들고자 하는 열풍이 불었는데, 그 가운데 영국에서 1922년부터 만들어져 오랫동안 팔린 이른바 ‘피터 팬’(Peter Pan) 축음기와, 1924년부터 1927년 말까지 만들어진 세계 최소형 축음기 ‘미키폰’(Mikiphone) 축음기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수집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답니다.
1925년에 처음 도입된 전기녹음 음반은 휴대용 축음기의 보급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어요. 전기녹음 음반은, 음량이 작고 음질이 좋지 못했던 기존의 기계식 녹음 음반과 달리 음량과 음질 면에서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피크닉 등의 야외 활동을 하면서 축음기를 이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요.
1927년을 기점으로 콜럼비아와 빅터, 그리고 영국의 HMV 등에서는 각각 자사의 기술을 총동원해서 다양한 휴대용 축음기들을 제조했어요. 이 휴대용 축음기들은 탁상형이나 가구형 축음기에 비해 크기는 작았지만 그 음량이나 음질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 가운데 1932년부터 HMV에 의해 생산되기 시작한 HMV 102형 휴대용 축음기는, 그 빼어난 음질과 성능, 그리고 깔끔한 외관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SP음반의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1960년까지 생산되면서 명실상부한 ‘명기’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았답니다.
*사진 제목 및 출처
1. 데카 둘세폰 휴대용 축음기 광고. 1916년
2. 데카 둘세폰 ‘참호’ 휴대용 축음기/영국 개인소장(http://www.specialauctionservices.com)
3. 피터팬 축음기/국 개인소장(http://www..specialauctionservices.com)
4. 미키폰 축음기/프랑스 개인 소장(eBay 출품 사진)
5. HMV 102형 축음기/영국 개인소장(http://www.specialauctionservices.com)